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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교자들의 이야기

필리핀 ✚ 어느 소녀의 이야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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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제 드레스 좀….” 소녀는 퉁퉁 부르튼 입술로 간신히 말했 다. 제 드레스 좀 주세요. 그때 입었던 드레스를 옆에 두고 싶어요!”

소녀의 침상을 에워싸고 있던 그리스도인들은 슬픔에 잠겼 다. 소녀의 장기(臟器) 손상이 너무 심해 의사들도 더 이상 손 을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. 흰 눈처럼 새하얀 그 드레스는 몇 주 전 그 소녀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 생명을 얻고 순 결한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을 축하해주기 위해 그들이 선물한 것이었다

그러나 그 아이의 아버지는 자기 딸이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결심한 것이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. 어느 날 밤, 그 아이의 아 버지는 잔뜩 술에 취해 딸을 구타하기 시작했고 무차별적으로 때리는 것도 모자라 그 여린 몸을 발로 걷어찬 뒤 “나가 죽어라!하고 저주하며 진창의 거리에 버렸다

소녀가 교회에 나오지 않자 그리스도인 친구들이 찾아 나섰 고, 몇 시간이 지난 뒤에 피와 진흙으로 범벅이 된 드레스에 덮여 정신을 잃은 채로 거리에 쓰러져 있는 소녀를 발견했다. 그들은 소녀를 즉시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장기 손상이 심각했 다. 그런 아이가 지금 병상에 누워 드레스를 찾고 있는 것이었 다

“그 드레스는 못 입게 되었어. 병상 주변의 그리스도인들은 혹이라도 그 아이가 드레스를 보면 여린 마음이 하염없이 무너질까봐 가급적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다. 그러나 그 소녀는 열 살배기 어린애다운 천진한 믿음을 보이며 말했 다“제발요. 그 옷을 예수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요. 예수님께 서는 저를 위해 기꺼이 피를 흘리셨어요. 그래서 저도 예수님 을 위해 기꺼이 피를 흘렸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! 

소녀는 그렇게 말한 뒤에 곧 숨을 거두었다

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능력에 관심이 없으시다. 우리는 재능 이 많거나 수완이 좋거나 부유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좋은 평판을 누리거나 똑똑할 수 있다. 그러나 이런 능력을 하나님의 일을 위해 바치는 것과 하나님께 쓰임 받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다르다. 이런 능력은 우리 자신에 관계된 것이다. 우리가 이런 능력을 갖고 하나님을 위해 이런 일이 나 혹은 저런 일을 선택하여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

그러나 쓰임 받고자 하는 마음 자세는 오로지 하나님 한 분에게만 관계 되어있다.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쓰실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하나님께 쓰임 받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어떤 희생이 따르든지 기꺼이 순종하겠다는 것 을 의미한다.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능력을 소유했든지 상 관없이 자발적으로 하나님을 섬기기를 원하신다

그러면 어떻게 해야 그런 자발성을 가질 수 있을까? 그것 역시도 하나님의 선물이다.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‘하고자 하는 마음’, 곧 하나님께 쓰임이 되고자 하는 의지와 욕구를 주신다.